'회복력 시대' 펴낸 세계적 미래학자 "세상은 붕괴 직전...우리 사고 재설정 해야"
"현재의 세상은 붕괴 직전 상태이다. 우리가 현재 살아가고 있는 세상의 성공을 만든 가정들이 바로 인류를 멸종위기까지 끌고 왔다." 세계적 미래학자 제레미 리프킨(77)은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번 책에서 그동안 효율성을 추구하며 인간의 자연 지배를 통한 물질적 발전을 당연시해온 이른바 '진보의 시대'가 끝났다고 주장한다. 대신 적응성 등이 중요한 '회복력 시대'의 도래를 전망한다.
제러미 리프킨의 신간 '회복력 시대'. '회복력 시대'에 대해 그는 "금융자본에서 생태자본으로, 과소비에서 생태관리로, 대기업에서 민첩한 최첨단 중소기업으로, 세계화에서 세방화(glocalization, 세계화와 지방화의 장점을 같이 발전시키는 것)로, 지정학에서 생명권 정치학으로" 등등을 열거하며 "이러한 전환은 아직 메인스트림이 되지는 못 했지만 경제 관점에서 회복력 시대를 만들어 가고 있다.
“진보의 시대에서 회복력 시대로, 역사의 중심축이 이동한다” 위기의 인류를 위한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 『회복력 시대』. 바이러스가 계속 출현하고 기후는 따뜻해지고 있으며 지구는 야생으로 돌아가는 중이다. 우리 인간 종은 현재 주변에서 벌어지는 대혼란에 대책이 없는 상태다.
산업 발전을 이끈 효율성의 원칙이 우리를 지구의 지배적인 종으로 두었지만 결국 자연계의 파멸을 이끌었다. 어떻게 대멸종을 피하고 삶을 지속할 것인가? 세계적인 미래학자이자 경제⬝사회사상가 제러미 리프킨은 『회복력 시대』에서 죽어 가는 진보의 시대를 해체하고 부상하는 새로운 문명의 서사를 제시한다.
8년의 집필 기간 끝에 완성되어 전 세계 주요 국가에서 2022년 11월 1일 동시 출간되는 이 책은 그가 50년에 걸쳐 글로벌 경제와 사회, 거버넌스 혁신, 기후변화 등에 대해 연구한 결과가 집대성되어 있다. 리프킨은 진보의 시대가 효율성에 발맞춰 행진했다면, 새롭게 부상하는 회복력 시대는 적응성에 발을 맞춘다고 말한다.
효율성에서 적응성으로의 이행은 생산성에서 재생성으로, 성장에서 번영으로, 소유권에서 접근권으로, 판매자-구매자 시장에서 공급자-사용자 네트워크로, 선형 프로세스에서 인공두뇌 프로세스로, 수직 통합형 규모의 경제에서 수평 통합형 규모의 경제로, 중앙 집중형 가치사슬에서 분산형 가치사슬로, 거대 복합기업에서 유동적인 공유로 블록체인을 형성하고 민첩한 첨단기술 중소기업으로, 지식재산권에서 오픈소스 지식 공유로, 국내총생산(GDP)에서 삶의 질 지수(QLI)로, 부정적인 외부 효과에서 순환성으로, 지정학에서 생명권 정치학으로의 전환을 포함한 경제 및 사회의 전면적 변화와 함께 일어난다.
젊은 세대는 이미 성장에서 번영으로, 금융자본에서 생태자본으로, 소비자주권주의에서 환경책임주의로, 세계화에서 세방화로, 대의 민주주의에서 시민 의회와 분산형 동료 시민 정치로 전환하고 있다. 동일선상에서 공감과 생명애가 새로운 규범이 되면서 냉정하고 무심한 이성은 약화하고 있다. 인간 종이 자신의 미래에 대해 절망하고 있는 오늘날, 리프킨은 근본적으로 다른 미래에 대한 창을 열어 주며 지구에서 다시 생명이 번성할 두 번째 기회를 위한 대담한 청사진을 제시한다.
이러한 사고의 전환이 먼저 일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또 "미래의 직업은 모두 제3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창출될 것"이라며 "이미 태양광·풍력에서의 일자리만 하더라도 화석연료·원자력 발전 분야의 일자리를 모두 합친 것보다 훨씬 많다"고 주장했다. 최상위 부자 8명의 재산은 전세계 인구 50%의 재산과 맞먹는다. 이는 무언가 단단히 잘못되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 분산형 인프라로의 전환과 함께 "민첩한, 최첨단 중소기업들의 수가 증가할 것"이라며 이탈리아 건축가가 3D 프린팅 프로그램을 필리핀에 전송해 현지에서 저비용으로 단시간에 친환경 주택을 건설한 것을 '세방화'의 예로 들었다.
새 책『회복력 시대』(민음사) 펴낸 제러미 리프킨 ▶ 한국 언론의 서면 질문에 7일 출판사를 통해 전해온 답변을 통해서다. 답변 첫머리에 그는 "먼저 이태원에서 일어났던 일에 대해 애도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참으로 비극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미국에서도 모두가 놀랐다. 많은 젊은이들이 희생되었다. 전 세계에서 이런 사고가 일어나고 있는데, 보다 엄격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계화와 관련해서는 "1차 산업혁명이 일어나며 초기 인프라 구축에 기업들은 지대한 역할을 했다"면서도 현 상황에 대해서는 "전 세계 500개 글로벌 기업이 글로벌 GDP의 30% 이상을 차지한다. 전체 35억 노동인구 중 이들이 고용한 노동자의 수는 6400만명이다. 최상위 부자 8명의 재산은 전세계 인구 50%의 재산과 맞먹는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진심으로 믿는다. 주변에 일어나는 일을 열린 태도로 받아들이고, 내가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지 결정하기만 하면 된다. 나는 학창시절을 그저 평범한 학생으로 보내다가 1960년대에 사회운동에 뛰어들었다. 직업도 없었다. 독자들이 내 책을 읽으면서 이해하지 못할 요소는 단 하나도 없다. 나는 그저 사람들이 좀 더 안심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주변 세상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살아있음에 대한 경외심을 일깨워줄 뿐이다. 다만 한국에서의 삶은 그런 감정을 느낄 시간적 여유가 부족한 것 같다."
인터뷰 답변을 통해 그는 "우리는 사고를 재설정해야 한다"며 "지난 1만년 동안 인간은 자연을 인간에게 적응시키며 멸종의 길을 달려왔다. 이제는 다시 인간이 자연에, 좀 더 정교한 방식으로 적응할 차례"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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