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2세... 즉위 70년 마무리...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서거로 큰아들 찰스 왕세자(74)가 거의 평생 기다린 끝에 드디어 찰스 3세로 왕위에 오르게 됐다. 찰스 왕은 1948년 11월 14일 여왕과 남편 필립공 사이에 장남으로 태어났으며, 1952년 여왕이 즉위하면서 거의 평생 승계 1순위였다. 찰스 3세는 고령으로 건강이 불편한 여왕을 대신해서 최근 역할 대행을 늘려왔다. 고령의 여왕 대신 역할 넓혀온 '준비된 국왕'…다이애나비 사망은 '멍에' 영국 젊은 층 왕실에 무관심, 영연방 결속력 약화도 난제. 올해는 처음으로 의회 '여왕 연설'(Queen's speech)이라는 주요한 헌법적 기능을 수행했다. 찰스 3세 국왕은 케임브리지대를 나온 뒤 공군과 해군에 복무하고 1981년 다이애나비와 세기의 결혼식을 올렸다. 다이애나비의 인기는 영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뜨거웠지만 찰스 3세와는 사이가 좋지 않았다. 이들은 윌리엄과 해리 왕자 두 아들을 낳았지만 1996년 이혼했다.
찰스 왕은 2005년 커밀라와 결혼해서 잘 지내고 있으며 올해 초 여왕이 커밀라를 왕비(Queen Consort)로 인정해주길 바란다고 말했지만 영국인의 마음을 완전히 다시 사지 못하고 있다. 여왕 즉위 70주년 기념 플래티넘 주빌리에 참석해서 여왕을 향한 존경과 사랑을 표한 영국인들조차도 찰스 왕에게는 엇갈린 반응이었다. 찰스 3세는 왕세자로 오래 지냈고 기후변화 대응 등에 목소리를 높여왔다는 점에서 왕실을 잘 이끌 것이란 의견이 있었지만 다이애나비 사건을 잊을 수 없다는 속내를 드러낸 이들도 많았다.또 알카에다 수장 오사마 빈 라덴 가족과 사우디 기업인 등으로부터 거액의 기부금을 받아서 자신이 후원하는 자선단체에 보낸 점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이 과정에 측근이 훈장 수여를 알선한 일도 있었다. 과거 국정 개입 의혹으로 몇 차례 구설에 오른 점을 우려 요인으로 꼽는 이들도 있다. 여왕은 정부와 국민 사이에 절묘한 균형을 유지하며 '군림하되 통치하지 않는' 원칙을 지켜왔다.
영국이 경기침체 등으로 어려운 시기를 맞은 가운데 호감도가 떨어지고 나이 많은 왕이 등장하면서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영국인들을 통합하고 지탱해주던 여왕의 역할이 그 어느 때 보다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 다들 여왕을 좋아하긴 하지만 젊은 세대로 갈수록 군주제에 관심이 없어서 왕실 회의론이 커질 수 있다. 영연방의 원심력이 더 커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여왕이 현재 영연방의 수장이지만 이는 자동승계 되는 자리가 아니고 회원국의 의사로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올해 초에는 바베이도스가 공화국으로 전환하면서 여왕이 군주로 있는 국가가 15개로 줄었다. 다만 왕실은 개인이 아니라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다음 왕이 될 윌리엄의 인기가 높다는 점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8일(현지시간) 96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1952년 즉위한 고인은 영국 역사상 제일 오랫동안 왕좌를 지키고 또 가장 장수한 국왕이란 기록을 남긴 채 역사의 무대 뒤로 퇴장했다. 영국의 새 국왕은 고인의 장남인 찰스 왕세자에게 계승된다. BBC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엘리자베스 2세는 지난 6일 여름 휴양지인 스코틀랜드 밸모럴성에서 물러나는 보리스 존슨 전 총리, 새로 취임한 리즈 트러스 총리 등을 잇따라 접견하는 일정을 소화한 뒤 건강이 악화했다. 이튿날인 7일 그는 의료진의 권고에 따라 왕실 자문기관인 추밀원 회의를 취소하고 휴식을 취했다. 하지만 하루 만인 이날 의료진은 “여왕의 건강이 우려스럽다”는 입장을 밝혔고, 찰스 왕세자 등 영국 왕실 일원들은 임종에 대비해 속속 밸모럴성에 모여들었다.
엘리자베스 2세는 1926년 그때만 해도 영국 왕자이던 앨버트(훗날 조지 6세)와 평민 출신인 엘리자베스 보우스 라이언 사이에 장녀로 태어났다. 부친인 앨버트는 당시 영국 국왕 조지 5세의 차남으로 왕이 될 운명은 아니었다. 하지만 형인 에드워드 8세가 1936년 국왕 즉위 후 미국인 이혼녀 심슨 부인과 결혼하겠다며 왕위를 포기하면서 엉겁결에 영국 국가원수 자리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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