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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적여행과 시간여행... 골짜기 절터의 미스터리...

현재가 중요해 2022. 7. 26.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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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짜기 절터의 미스터리... 유적 여행과 시간여행...

배기동 전 국립중앙박물관장·한양대 명예교수의 골짜기 속 떠있는 절터... 글을 읽고... 절터도 감회가 깊지만 가는 길이... 더 정감이 간다. 사찰여행 자주 할 때 정암사가 좋아서 밤기차 타고 새벽에 고한 정암사역에 내려서 택시 타고 정암사 일주문 앞에 내려서 조금 들어가면 보궁 법당에 희미한 촛불 빛과 새벽예불을 보는 스님의 목탁소리는... 탄광촌 산속에 아무것도 없는 소리만 들린다. 날이 밝으면 온통 시커먼 탄광촌 속에 깊숙이 들어앉아있는 깨끗한 연꽃 같은 절이다. 몇 년 전에 갔더니 지금은 탄광촌이 아닌 푸른 산으로 깊은 산속 절이... 몇십 년 전에는 아주 작고 아담한 절이 지금은 모양을 갖추어서... 정암사는 적멸보궁으로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모셔진 곳이다. 淨巖寺. 정암사는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고한읍 함백산에 있는 사찰이다. 함백산은 태백산의 북쪽 자락에 위치하여 정선군과 태백시의 경계를 이룬다. 정암사의 상징인 국보 수마노탑이 본래는 보이는 석탑이 아닌 어딘가에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마음의 탑이라는 설(說)이 있어... 배기동교수님의 절터 가는 글을 보고 정암사와 연관 있는 절터가 아닌가...? 느낌이 들었다. 막연하게... 그런 생각이... 삼척 흥전리(興田里) 절터가...

 

▶ 우리 역사를 바꾸고 문화를 새롭게 인식하도록 한 발견들을 유적 여행과 시간여행을 통해 다시 한번 음미한다. 고고학 유적과 유물에 담겨진 흥분과 아쉬움 그리고 새로운 깨달음을 함께 즐겨 보자. 통일신라시대에 지어진 흥전리 절터의 서원 지역에 남아 있는 석물들. 멀리 두문동 고개마루 앞의 바람개비가 보인다. 소나무가 하늘을 이고 멀거니 서 있고, 노랗고 하얀 들꽃들이 바람을 타고 흐느적거리는 폐허의 고대 산사는 웅장하고 화려하게 남아 있는 유명한 절을 볼 때와는 또 다른 깊은 감동을 일으킨다. 시간의 무상함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나무로 지은 건물이 많고 전란이 잦았던 우리나라에는 산악 곳곳에 폐사지들을 볼 수 있다. 어떤 경우에는 안쓰럽게도 석탑만이 외로이 서 있거나 덩그러니 남은 당간지주가 그곳에 절이 있었음을 알려준다. 세월이 흐르면서 사람의 염원이 새로워지면서 그 자리에 다시 절이 세워지기도 하지만, 기록만 남아 있거나 이름 없이 절터만 남아 있기도 하다.

 

삼척 흥전리(興田里) 절터. 태백산록 깊은 산속에서 최근 발굴된 일신라 시대 불교사원 유적인데 발견된 유물들이 예사롭지 않다. 놀랍게도 당시 국교인 불교를 상징하는 국가 대표적인 유물들이 깊은 산중에서 발견되었으니, 고고학적인 호기심을 발동시키는 유적이다. 지금은 강원도 기념물로 지정되어 있지만, 출토된 유물의 특별한 가치를 볼 때 국가사적으로 지정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불교문화재연구원에서 보내 준 발굴보고서를 들고 길을 나섰지만 아직 지도에는 표시되어 있지 않다. 영화 속에서 유적을 탐험하는 기분이 들어 흥분되는 여행길이다. 골짜기 속 떠 있는 절터... 충북 제천에서 동쪽으로 국도를 타고 고개를 오르내리다 보면 ‘아리랑의 고향’이라고 적힌 작은 비석을 보게 된다. 도 경계를 넘어선 강원도 정선이다. 우리 민족 혼이 담긴 노래 아리랑, 고난을 이기는 힘이 되는 심원한 정서를 갖게 하는 곳이다. 비석에서 오는 느낌이 채 가시기도 전에 탄광 도시에서 카지노 도시로 변신한 사북을 지나니, 이 무슨 기묘한 마음 수련인가! 태백 두문동 고개를 넘기 직전에 자장율사가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정암사가 있고, 고개 넘어서는 내가 찾는 절터가 있으니 바로 이 국도가 동유기(東遊記)의 길인가 보다.

흥전리 절터 위치도. 삼수령(한강, 낙동강, 오십천)의 동편에 해당된다. 산의 7부 능선 부근(오른쪽 사진 타원 표시 부분)에 자리 잡고 있고 골짜기 바닥에는 오십천의 지류가 흐른다. 불교문화재연구원 제공 삼척 방향 국도의 흥전리 네거리에서 발굴보고서에 표시된 위치를 물으니, 멀리 보이는 산을 가리키며 가기 어려울 것이라며 말꼬리를 흐린다. 그래도 발굴한 지 오래되지 않았으니 이정표가 있으리라 기대하고 골짜기를 들어섰는데, 산더미같이 석탄이 쌓인 탄광사무소를 지나 계곡을 따라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길이다. 같은 길을 두 번 허탕 치고 돌아 나온 다음, 마지막으로 길의 끝까지 간다는 각오로 산을 오르니 경사가 급해 차가 뒤로 뒤집힐 듯하다. 급경사 비탈면에 있는 포도밭을 지나니 키가 삐죽한 소나무 숲이 보인다. ‘그래, 솔밭이라고 하였어!’ 독백을 하고 오솔길을 오르니 큼직한 돌로 만든 건물 축대가 노란 야생화 위로 삐죽이 나선다. ‘와하! 드디어 찾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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