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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그만!’이라고 세상을 향해 외치기 위해서

현재가 중요해 2022. 6. 28.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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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일기'는 매일 전쟁을 보고 연필과 종이 한 장 손으로 그린 그림

‘이야기장수’라는 이름의 출판사가  출판한 책이... 전쟁일기 이다. 이야기장수 이연실 대표는 인터뷰에서 ■ 발신자는 오래 알아오고 신뢰하는 사이였으나 단 한 번도 내게 그런 ‘다급함’을 드러낸 적이 없는 사람, ‘이건 매우 중요하고 긴급한 일이구나’ 싶었다. 그때 나는 부산에 있었다. 잠시 길거리에 멈춰 서서 메일을 읽어내려갔다. ‘우크라이나 작가의 원고. 전쟁 첫날부터 지금까지 노트 한 권에 전쟁 상황을 그리고 쓰고 있다. 남편과는 국경에서 헤어졌고, 지금은 두 아이와 강아지 한 마리와 함께 폴란드에서 피난 중이다. 이것은 전쟁일기다.’ 어깨에 메고 있던 무거운 배낭을 길가에 턱 내려놓았다. 그 순간부터 나의 시계는 미친 듯이 빨리 돌아가기 시작했다. 올가 그레벤니크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베스트셀러 그림책을 출간한 그림작가다.■

 

우리의 조상들은 전쟁을 너무 잘안다. 지금 전쟁을 모르는 우리는 실감 나지 않는 일이지만 실제 우리는 남북이 대치한 상황에 전쟁의 무서움을 알아야 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간을 끌면서 너무나 많은 희생이 따른다. 이제 전쟁은 끝이나야 하는데 한국에도 우크라이나에서 온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들도 걱정이 많은 것이다. 우리는 '전쟁일기' 책 한 권으로 서로 도우면 좋을 것 같다. 가장 눈에 들어온는것은 4살 아이의 팔에 생년월일을 새긴 그림이다. 아이는 놀이를 하는 것으로 알았고 엄마는 자신도 연락처를 새긴 것이다. 혹시나 무슨 일이 있으면 시신이라도 찾을 수 있을까? 전쟁의 무서운 공포이다. 폭격이 시작되면 아이들의 손목을 잡고, 연필 한 자루와 노트만 든 채 지하실로 뛰었다. 그리고 전쟁의 날들을 노트에 기록했다. 세계 곳곳의 팔로어들이 올가 그레벤니크 작가와 가족들의 안부와 상황을 물었다. 작가는 그림일기를 핸드폰으로 촬영해 올렸다. 드문드문 올라오는 그 급박한 전쟁 통신에 가슴을 쓸어내리는 오랜 팔로어들 중에는 한국인도 있었다. 한국인이 이야기장수 대표에게 원고를 알렸다는 것이다. "전쟁일기" 이다.

 

인터뷰에 ■ 빠른 시간 내에 이 모든 작업이 가능했던 것은 나와 올가 그레벤니크 작가 사이에 정소은 번역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정 번역가는 나와 올가 작가 사이의 시차(時差)를 무화시켰다. 내가 전달하면 곧장 그 자리에서 번역해 올가 작가에게 전달했고, 올가 작가의 답이 실시간으로 날아왔다. 정소은 번역가는 탁월한 번역가일 뿐만 아니라, 통역사, 그리고 작가와 출판사의 어렵고 민감한 부분까지 취합하고 조율하고 전달하는 에이전트의 역할까지 수행했다. 정 번역가가 있었기에 나는 올가 그레벤니크 작가와 아주 가까이에 있는 국내 작가와 일하듯 소통할 수 있었다. ‘전쟁 그만!’이라고 세상을 향해 외치기 위해서. 나는 두 손을 모으고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너무 큰 공포와 작별을 겪은 얼굴엔 무거운 피로와 슬픔이 내려앉아 있었지만, 그는 나를 향해 희미하게 웃어주었다. 정소은 번역가는 이 책의 번역료 전액을 우크라이나에 기부한다. “전쟁이 일어난 이 무서운 상황들 속에서 작은 한 사람의 어떠한 재능이나 노력으로라도 서로를 도와주어야 한다”라고 그는 역자 후기에 썼다. 올가 작가의 우크라이나 집은 폭격으로 불탔고 마을은 폭격으로 황폐해졌다. 전쟁이 끝나고 헤어진 가족과 다시 만나도 일상을 복구하는 데는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전쟁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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