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반의 모든 일. 현재. 과거. 미래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 류시화 '기억하라, 이 세상에 신성한 것들'

현재가 중요해 2023. 2. 28. 09:12
반응형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 류시화 '기억하라, 이 세상에 있는 신성한 것들을'

- 법정스님의 "내가 사랑한 책들" -

 

형제여! 신은 당신과 나 모두를 만들었지만 우리 둘 사이에 큰 차이를 두었다. 얼굴도 다르게 만들고 관습도 다르게 만들었다. 당신들에게는 기술 문명을 주었지만, 우리에게는 그것에 대한 눈을 틔워 주지 않았다. 형제여! 우리가 우리 아버지들의 삶의 방식을 따를 때 위대한 정령이 더 기뻐하리라는 것을 우리는 안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그분의 축복을 받았으며, 사냥할 힘과 기운을 받아 왔다.

 

위대한 정령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베풀었다. 배가 고플 때 우리는 사냥감으로 가득한 숲을 발견할 수 있었고, 목이 마를 때면 주위 어디에나 흐르고 있는 순결한 시냇물과 샘물들로 갈증을 풀 수 있었다. 지쳤을 때는 나뭇잎사귀들이 우리의 잠자리가 되어 주었다. 밤이 되면 만족스런 기분으로 휴식했고, 아침에는 위대한 정령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깨어났다. 팔다리에는 힘이 솟고, 가슴에는 즐거움이 넘쳤으며, 언제나 축복과 행복을 느꼈다.

 

그 어떤 사나운 욕심도 우리의 평화와 행복을 방해하지 못했다. 우리는 위대한 정령이 얼굴 흰 자식들보다 우리 얼굴 붉은 자식들을 보면서 더 기뻐하리라는 것을 안다. 그분은 당신들보다 우리에게 몇 배의 축복을 더 내려 주셨다. 우리에게 평화와 풍요를 주었다.


형제여, 우리가 이 지상에서 행복하게 살기를 원한다면 우리를 그냥 내버려 두라. 우리를 더 이상 혼란에 빠뜨리지 말라. 우리는 지금 숫자가 적고 약하지만, 우리 아버지들의 삶의 방식을 지킬 수 있다면 우리는 오랫동안 행복하리라. 우리는 당신에게 악수를 청하는 바이다. 그리고 당신의 형제들에게로 돌아가는 여행길에 위대한 정령께서 당신을 잘 보호해 주실 것을 진심으로 기원한다. - 빨간 윗도리(사고예와타)

 

어떻게 공기를 사고판단 말인가: 시애틀 추장 이 대지 위에서 우리는 행복했다: 빨간 윗도리

 

15년간의 오랜 집필 기간, 수백권에 달하는 참고문헌을 통해 완성된 920여 쪽에 이르는 인디언의 삶과 정신, 그리고 지혜의 모든 것!


들소와 천막이 사라진 어머니 대지에서 울려퍼지는 인디언들의 영혼과 지혜의 목소리


이 책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는 인디언들의 삶과 문화, 그리고 그들의 슬픈 역사를 담은 인디언 추장들의 연설 모음집이다. 총 41편의 명연설문과 각 연설문 뒤에 실린 희귀한 인디언 어록들과 100여 점의 사진들, 15년간의 오랜 집필 기간과 수백 권의 자료수집을 통해 완성된 시인 류시화 씨의 해설, 그리고 인디언 달력과 이름 등을 실은 부록 등 가히 인디언의 모든 것들을 총망라한 책이라 할 수 있다.


시애틀 추장, 조셉 추장, 앉은 소, 구르는 천둥, 빨간 윗도리, 검은 새, 열 마리 곰……. 이들은 자신들의 삶의 방식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운 위대한 인디언 전사들이다. 그들의 연설은 단순하면서도 매우 시적일 뿐만 아니라, 문명인임을 자랑했던 당시 백인들, 그리고 몇백년이 지난 지금에 사는 우리들의 위선에 찬 삶과 공허한 정신세계를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또한 41편의 연설문 속에는 자신들의 세계와 생명의 근원인 대지가 여지없이 파괴되는 것을 지켜보던 인디언들의 슬픔과 지혜, 그리고 비굴하지 않은 당당한 종말이 그대로 녹아 있어, 읽는 이의 가슴에 진한 감동을 준다.


이 연설문들은 모두 침략이 시작됐던 몇백 년 전에 행해졌던 것들로, 인디언의 땅 미국에서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자료들이다. 각각의 연설문 끝에 실린 작가의 해설과 인디언 어록들, 그리고 수십 권의 귀한 자료들에서 발췌한 100여 점의 인디언 사진들은 920쪽에 이르는 이 방대한 양의 책을 끝까지 흥미롭게 읽을 수 있게 하는 커다란 재미와 감동, 그리고 많은 볼거리들을 제공한다. 

 

미타쿠예 오야신―우리 모두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미타쿠예 오야신, 이것은 ‘모든 것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또는 모두가 나의 친척이다’라는 뜻의 다코타 족 인디언들 인사말이다. 매우 간결하면서도 심오하게 우주에 대한 이해를 표현하고 있는 말로서, 인디언들의 정신과 삶의 방식을 한마디로 잘 나타내주는 가장 핵심적인 말이다.


인디언들은 자연은 소유할 수 없는 것이고 모두가 공유하는 조화로운 장소로 여기는 사람들이었다. 모든 생명 가진 것들과 조화롭게 사는 법을 아는 자연의 형제들이었으며, 생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시인들이었다. 자신들을 말살시키려는 문명의 거대한 폭력 앞에서도 어머니 대지를 먼저 생각했고, 사물의 본성을 알아 그것으로부터 음식과 옷, 약과 도구를 얻어낸 현자들이었다.

 

그들은 시종일관 누구도 땅을 소유할 수 없으며 대지는 위대한 정령이 모두에게 준 선물이라고, 그들은 태초부터 이곳에 있었고 어디서도 오지 않았으며 이 대지와 함께 이곳에서 태어났다고 말한다. 이 대지 위에서 살다간 얼굴 붉은 사람들, 그들은 그렇게 타고난 자연주의자, 최초의 생태주의자, 환경론자였다.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의 품안으로 돌아가는 진정한 현자들인 얼굴 붉은 사람들은 우리에게 문명인 아니 인간들이 알아야 할 모든 것들의 근본과 삶의 교훈을 가르쳐 준다. 또한 우리가 진정 누구이며 무엇을 잃고 살아가고 있는지, 그리고 우리가 왜 이번 생에 왔는지, 이 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가르침도 주고 있다.

 

아메리카 인디언의 오랜 침묵의 목소리는 단순한 외침이 아니라 우리가 잃어버린 삶의 방식으로 이해해야 한다. 그들의 오래된 지혜의 목소리, 대지의 그 소리 없는 목소리는 몇백 년이 지난 지금 다시금 우리 삶의 자연성을 회복시켜 줄 귀중한 약이 될 것이다.

우리가 어떻게 공기를 사고팔 수 있단 말인가? 대지의 따뜻함을 어떻게 사고판단 말인가? 부드러운 공기와 재잘거리는 시냇물을 우리가 어떻게 소유할 수 있으며, 또한 소유하지도 않은 것을 어떻게 사고팔 수 있는가? 햇살 속에 반짝이는 소나무들, 모래사장, 검은 숲에 걸린 안개, 눈길 닿는 모든 곳, 잉잉대는 꿀벌 한 마리까지도 우리의 기억과 가슴속에서는 모두가 신성한 것들이다.

 

사람 역시 한 올의 거미줄에 불과하다. 그가 거미줄에 가하는 행동은 반드시 그 자신에게 되돌아오게 마련이다. 우리의 아이들에게 가르치듯이, 당신들의 아이들에게도 대지가 우리의 어머니라는 사실을 가르쳐야 한다. 대지가 풍요로울 때 우리의 삶도 풍요롭다는 진리를 가르쳐야 한다. 대지에게 가해지는 일은 대지의 자식들에게도 가해진다. 사람이 땅을 파헤치는 것은 곧 그들 자신의 삶도 파헤치는 것이다. 우리는 이것을 안다. - 시애틀 추장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