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직 여성들의 롤 모델... '조안 리' 별세 ‘스물셋의 사랑, 마흔아홉의 성공’
몇십 년 전 점심시간에 신문을 보다가 조안리의 ‘스물셋의 사랑, 마흔아홉의 성공’ 책을 구입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책 표지를 보는 순간 매력적인 전문직 여성의 신선함을 느끼며 단번에 책을 읽어 내려갔다. 그때부터 조안리의 뉴스는 관심사였다. 세월이 흘러 그 책은 종이가 변하여 서재에 보관 중인데... 오늘 조안리 씨의 죽음은 안타깝다. 아직은 더 활동할 수 있는 나이인데... 전문직 여성들의 로망이었는데... 그녀는 미국인 신부와 26년의 나이 차이 및 신부라는 직업을 극복하고 결혼한 이야기와 홍보업계에서 성공하게 된 내용을 담은 이 책은 당시 젊은 여성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조안 리는 수많은 여대생들의 '롤 모델'이 됐다.
23살 때 26살 연상 신부 킬로렌과 결혼. 국내 첫 홍보업체 스타커뮤니케이션 창업. 한겨레 뉴스는 ▶ 1994년 자전 에세이로 베스트셀러 기록국내 처음으로 홍보 전문업체를 창업한 조안 리(한국 이름 이영자) 전 여성신문사 이사회 의장이 16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별세했다고 <여성신문>이 17일 전했다. 향년 77.1945년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1964년 서강대에 입학해 초대 학장이던 미국인 케네스 킬로렌 신부를 만나 1968년 23살 때 26살의 나이와 신부의 차이를 뛰어넘어 결혼했다. 예수회 소속으로 1955년 한국에 파견된 킬로렌 신부는 1960년 서강대 개교를 주도했고 1966년 한국 정부 수립 이후 최초 귀화인이기도 했다. 1967년 예수회의 반대로 정신병원 감금됐다가 미국으로 소환당한 킬로렌 신부는 끝내 교황청의 사면과 허락을 받아냈고 조안 리는 이듬해 졸업하고 시카고로 건너가 혼인성사를 올렸다.
미국에서 두 딸을 낳아 1973년 온 가족 귀국한 뒤 그는 1977년 해드헌팅 전문 ‘스타 이그제큐티브 서비스’(스타커뮤니케이션)를 세워 주로 외국계 회사의 국내 홍보를 대행했다. 홍익대 특수대학원장과 한미재단 이사장을 지낸 남편 케네스와 1986년 사별했다. 88서울올림픽 홍보를 비롯해 방위사업 등 국제적인 프로젝트를 성사시켜 이름을 알린 그는 1994년 자전에세이 <스물셋의 사랑, 마흔아홉의 성공>을 펴내 70만부가 팔리는 베스트셀러를 기록했다. 전문관리직 여성클럽 존타(ZONTA)의 한국인 최초 아시아 지역 총재, 국제백신연구소(IVI) 창립 이사 등으로 활동했다. 그는 2000년부터 건강 악화로 사실상 은퇴한 뒤 2012년 엘에이에서 가족들과 지냈다.
지난 6월 국내에서 열린 회고록 <감사> 출판기념회에 두 딸과 함께 참석한 게 마지막 모습이 됐다. 유족으로 큰딸 안젤라 킬로렌(길성미)는 중국계 미국인과 결혼해 아들을 두고 있고, 둘째 딸 에이미는 프랑스인과 결혼해 딸 하나가 있다. 길성미는 씨제이 이엔엠(CJ ENM) 아메리카 대표로서 방탄소년단(BTS)의 미국 데뷔와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 등 한류 전파에 앞장서 국내에도 널리 알려졌다. 길현미는 스위스에서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다. 고인의 영결미사는 오는 22일 오전 11시 엘에이 성아그네스 한인성당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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